오늘 회사로 전화가 한통 걸려왔다
발신전화 표시장치가 달려있어 번호가 뜬다
013-9122-3155 !!!! 먼 전화지 조금 의아해 하며 받았다

목소리가 귀여운 연변여자 목소리가 들린다
(딱 들어도 연변아가씨 목소리인데 ARS인냥 녹음을 해서 들려주나 보다-_-;;....)

국민연금관리공단입니다
본 고객께서는 국민연금 환급대상자 이시며 총 58만6천원을 환급 해
드리고자 하오니 안내에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.
다시 청취하시려면 1번, 상담원을 연결하시려면 9번을 눌러주시기 바랍니다.

이렇게 안내맨트가 흘러 나왔다 ㅡㅡ;;

말로만 듣던 전화사기 즉 폰피싱이었다

난 묘한 호기심과  욕이라도 한마디 해주려고 9번을 눌렀다

촌스런운 BGM이 흐르고 곧이어 자신이 국민연금공단 직원이라며 언떤 남자가 말을 했다
물론 유창한 연변말씨로 -_-;; 남은 연금이 586000원인데 돌려 받을려면 현금인출기로 가서
자기가 시키는 데로 해야 한단다 본인확인과 무슨 인증을 받아야 입금을 해 줄 수 있단다
그리고 오늘이 환급 마지막날이라 다른사람꺼도 처리할려면 급하니 빨리 움직이라고 덧붙였다 ㅡㅡ;;
또한 내 폰 번호를 물어 보길래 순순히 갈차줬다
그리고 15분 뒤 현금 인출기 앞에 가 있을 수 있냐고 해서 그러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

(난 속으로 이놈들 사기를 칠려면 말투부터 좀 고치고 하지...
왠지 그들이 측은 한 생각까지 들었다 ㅠ,ㅠ;;)

연금을 돌려주겠단다 ㅡ.ㅡ;; 낵아 연금 타먹을 라면 아직 몇십년을 기다려야 되는데 벌써 연금을
준댄다 그것도 남은거란다 ㅎㅎㅎ
사기를 쳐도 좀 머리를 굴려보고 했으면 좋으련만, 사기치는 실력도 이쯤 되면 화가 난다기 보다는
오히려 짜증이나고 나아가 불쌍하기까지 하다 ;;

이쯤에서 난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그냥 욕 한마디 하고 끊기엔 이놈들이 너무 얄미웠다
그래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골탕을 좀 먹여야겠다고 생각했다


정확히 15분뒤 전화가 왔다 번호가 001-8625-579357 인터넷전화다 -_-;;
이번엔 지급과 팀장이랜다 -_-;; 목소리가 아까하고 다른 놈이다
그래도 여전히 그넘의 연변말투는 여전....ㅡ.ㅡ;;;;
(이놈들 그래도 성의는 보이는 구나 생각했다 ㅡ.ㅡ;)

현금지급기 앞이냐고 물어본다... 그렇다고 했다
무슨카드냐고 물어본다... 신한은행카드라고 했다
아~ 다행이군요 신한카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...이런다 ㅎㅎㅎ
나참 어이가 없어 하마터면 웃을 뻔 했다 ㅋ

그 카드로 사용하는 통장에 돈이 얼마가 들어 있냐고 물어본다...순발력있게 대충 1800만원 정도 된다고 했다-_-;;
카드를 인출기에 넣으랜다 ....넣었습니다 했다 -_-;
뭐가 뜨냐고 ..읽어보랜다 ... 이체, 지급. 공과급납부..등등이 뜬다고.대충 기억나는 데로 불러줬다 ㅋ
현금인출기는 자주 이용하는 터라 화면이 머리속에 떠올라 대답을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;;

이체를 누르란다...네 눌렀습니다 했다
비번을 누르란다...네 눌렀습니다 했다
그리고 은행선택 버튼에선 81번을 누르란다 ...81번 입력했습니다 했다

그러고선 자기들 인증 고유넘버를 불러 줄테니까 천천히 잘 입력 하라고 한다 ;;
그 번호가 지놈들 돈빼먹을 계좌번호 라는 걸 모르는 척 하며 눌렀다고 대답했다 ㅎㅎ
그 다음 화면에 뭐가 뜨냐고 물어 본다 입금금액을 누르는 화면이 떠있다고 말했다

그랬더니 이제 나의 고유인증 번호를 불러 준댄다 ...00017909050을 입력하랜다 ㅡ.ㅡ;;
ㅎㅎㅎ 나참 어이가 없다 앞에 000빼면 바로 현재 내통장 잔액인 17,905,000원을 입력하라는 것이다 ㅋㅋ
그것을 교묘하게 숫자를 섞어 인증번호인양 구라를 치는 것이다 ;;

난 이때다 싶어 미리 생각했던 작전에 돌입했다ㅡ..ㅡ;

인증번호를 입력했는데도 확인이 안되고 다음 화면으로 안넘어 간다고 했다
그랬더니 다시 잘 확인하고 입력해 보랜다
그래서 난 이렇게 얘기를 해줬다

이 통장이 신규 개설 통장이라 아마도 첫 이체를 할려면 만원정도 다른사람에게 한번 이체를 받아야
시디기에서 다른 사람에게 이체가 가능 하다고 은행으로 부터 얘기를 들은 것 같다고...ㅋㅋㅋ
그랬더니 한 10초정도 뭔가를 생각 하는 듯 조용했다...사실 요때 조금 긴장 됐었다ㅡ.ㅡ;;
그래도 머 밑져야 본전이다 생각하고 담담하게 대응하기로 했다

조금 있으니......... 자기가 바로 만원을 입금 해 준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
(이런 멍청한연변사기꾼 가트니라구 ㅋㅋㅋ 웃는거 안들킬려구 엄청 노력했다 ;;)

전화끊지 말구 기다리랜다 한 5분 뚝딱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입금 했다고 하면서
입금액 중에서 만원을 빼고 나머지 57만원을 환급해 준댄다 ㅎㅎㅎㅎ
그러면서 첨부터 다시 불러주는 데로 정확하게 입력을 하랜다

난 고맙습니다 하고 공손한 인사도 잊지않고 그들이 시키는 데로 했다
물론 사무실에 앉아서 말로만 ㅋㅋㅋㅋㅋㅋㅋㅋ
그렇게 최종 송금확인 버튼을 누르기까지 난 시침 뚝 떼고 어리버리한 척 응대 했다
화면에 뭐가 뜨냐고 무러본다....성공적으로 이체가 됐습니다 하고 뜬다고 말해줬다 ㅎㅎ

그랬더니 2시간 후면 그 통장에 57만원이 입금이 되어 있을 거라면서 출력된 전표를 잘 가지고
있으랜다 ㅡ.ㅡ;; 그리고 주소를 물어본다 주소도 대충 불러줬다 그 주소지로 환급확인서가
도착할거라고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준다 -_-;;

난 아이고 감사합니다 하고 전화를 끊었다 ㅎㅎㅎ

한 10분인가 지났나?....그놈들한테 전화가 다시 왔다 -_-(조금 무서웠다 ㅎㅎ)
이상하게 57만원이 입금이 안된단다 ㅎㅎㅎ
(돈이 지네들 통장으로 입금이 안된 걸 확인했나 보다ㅋㅋㅋ)

다시한번 현금인출기로 갈 수 없겠냐고 한다
(아마도 이놈들은 내가 어리버리 번호를 잘못 누른걸로 생각했나 보다)

그래서 난 한마디 해줬다

왜? 돈이 안들어 왔냐? 당연하지 이넘들아 내가 총 맞았냐 니들한테 1800만원을 붙이게 ㅋㅋ
앞으론 사기칠려거던 연변말투나 좀 고치고 사기 쳐먹어라 알긋냐? ㅎㅎ
고맙다 만원 잘 쓸께 그럼 계속 수고해~~~ ^^;

뚝~~ 전화가 끊겼다 ㅎㅎ 난 욕이라도 할 줄 알고 내심 긴장하고 팍 끊을라고 했는데
이놈들이 먼저 전화를 끊어 버린다 ㅋㅋㅋ

암튼 오늘 공돈 만원 벌었다 ㄴ ㅑ ㅎ ㅏ ㅎ ㅏ ~~
아직 통장은 확인 안해봤지만 ㅎㅎ 입금자가 누구인지 궁금하다 아마도 대포통장이겠지만 ㅡ.ㅡ;
계좌번호도 확보했는데 신고 해버릴까....쩝...아니다 귀찮다 ㅎㅎㅎ


토맥 여러분들도 이런놈들 한테 당할 분들은 없으시겠지만
그래도 혹시나 조심하세요 ㅎㅎ